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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소울’ – 길거리에서 즐기던 전통 공놀이 1. 소울(Soule)의 기원 – 중세 프랑스 민중들의 놀이 ‘소울(Soule)’ 또는 ‘라 소울(La Soule)’은 중세 프랑스의 농민들과 도시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전통적인 공놀이다. 이 놀이는 보통 노르망디(Normandie)와 피카르디(Picardie) 지방에서 활발히 행해졌으며, 13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특히 프랑스 북서부 지역에서는 매년 부활절, 성주간, 수확기 등 특정한 시기를 기념해 소울 경기를 벌이곤 했다. 소울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당시 프랑스 농민들에게 있어 이 놀이는 종교적 의미와 공동체 결속, 계절의 순환을 기념하는 의례적 행사로 기능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경기에 참여하거나 응원하며, 한 해의 풍요와 축복을 기원.. 2025. 5. 21.
몽골 전통 마상 놀이 ‘부즈카시’ – 말 위에서 벌어지는 격한 스포츠 1. 유목민 문화의 산물, ‘부즈카시’의 기원 ‘부즈카시(Buzkashi)’는 중앙아시아 유목민들, 특히 몽골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지에서 유래된 전통적인 마상 경기로, 말 위에서 염소 사체를 쟁탈하는 독특한 방식의 경기이다. 이 놀이는 몽골의 유목민 전통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기마 전사 중심의 삶과 전투 훈련을 놀이로 승화한 전통 스포츠라 할 수 있다. 부즈카시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힘과 기술, 전략, 협동심, 그리고 말에 대한 조련 능력이 총동원되는 고도의 경기였다. 부즈카시의 기원은 정확히 특정 연대에 고정되어 있진 않지만, 학자들은 13세기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 시기부터 유사한 형태의 경기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몽골 전사들은 말 위에서 활을 쏘고 근접 전투를 벌이는 데.. 2025. 5. 19.
아즈텍 문명의 ‘토라치틀리’ – 잔혹한 공놀이의 진실 1. 토라치틀리의 기원과 구조 ‘토라치틀리(Tlachtli)’는 아즈텍 문명을 포함한 고대 메소아메리카 지역에서 행해졌던 독특한 공놀이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종교와 정치, 제의적 의미가 결합된 상징적인 놀이였다. 이 경기는 아즈텍 이전부터 올멕과 마야 문명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존재했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변형과 발전을 거쳐 아즈텍 시대에는 제도화된 형태로 완성되었다. 경기장은 일반적으로 ‘I자형’ 또는 ‘H자형’의 돌로 된 경기장으로 구성되었고, 중앙에는 고리 모양의 석제 링이 세워져 있었다. 경기를 위한 공은 **고무로 만든 무거운 공(ollin)**이 사용되었으며, 손이나 발, 머리 대신 주로 엉덩이와 허벅지, 무릎 등 신체의 특정 부위를 이용해 공을 상대 영역으로 넘기거나 고리 안에 통과시키는.. 2025. 5. 19.
잉글랜드 전통 놀이 ‘홉스코치’ – 유럽과 아시아의 차이점 1. 잉글랜드 전통 놀이 ‘홉스코치’의 유래와 구조 홉스코치(Hopscotch)는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어린이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바깥놀이 중 하나로, 그 기원은 고대 유럽, 특히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전통 놀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게임은 땅 위에 선을 그려 정해진 구획을 만들고, 한 발 혹은 두 발로 폴짝폴짝 뛰며 특정 순서로 이동하는 놀이이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1에서 9 또는 10까지 번호가 매겨진 직사각형과 반원 모양의 칸을 구성하며, 돌멩이나 물건을 던져 그 칸을 건너뛰며 돌아오는 것이 기본적인 규칙이다. 홉스코치는 로마 시대 군사 훈련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지만, 현재의 형태는 잉글랜드 중세시대의 농촌 놀이에서 확립되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당시에는 ‘스코치’라는 단어가 ‘선을 긋.. 2025. 5. 15.
고대 로마의 ‘타불라(보드게임)’ – 체스의 조상일까? 1. 고대 로마의 오락문화와 타불라의 등장 고대 로마는 군사력과 정치제도뿐 아니라 다채로운 여가문화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귀족과 시민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던 놀이가 바로 **보드게임 ‘타불라(Tabula)’**다. 타불라는 ‘판’ 또는 ‘테이블’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오늘날 보드게임의 전신이라 불릴 만큼 전략성과 재미를 동시에 갖춘 놀이였다. 로마의 여러 유적지에서 발견된 석판, 타일, 게임 말 등이 타불라의 존재와 인기를 입증해주며, 특히 공공 목욕탕, 식당, 군대 막사 등에서 즐기는 모습이 고고학적 증거로 확인된다. 타불라는 기원전 1세기경부터 널리 퍼졌으며, 초기에는 그리스의 보드게임인 ‘페투이아’(Petteia)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로마 고유의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타불라 .. 2025. 5. 3.
오늘은 신라 귀족들의 놀이 ‘격구(擊毬)’ – 오늘날 폴로의 원형일까? 1. 격구의 기원 – 신라 왕실의 귀족 스포츠 ‘격구(擊毬)’는 고대 동아시아의 귀족 계층에서 성행했던 말 위의 공놀이로, 특히 신라 시대 왕족과 귀족들의 대표적 여가 스포츠로 기록되어 있다. 격구는 말 위에서 채를 이용해 공을 치며 득점을 겨루는 방식의 경기로, 격구(擊毬)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 ‘공을 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군사 훈련과 신체 단련의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었으며, 귀족 사회에서 지위와 품위를 상징하는 놀이로 여겨졌다. 신라에서 격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기록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고대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덕왕(재위 742~765년) 때에는 격구가 왕실 주도의 공식 행사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통해 왕족과 귀족들이 기량을 겨루며 위계질서를 유..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