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트남의 전통 놀이 ‘다 카우’란 무엇인가
베트남의 전통 놀이인 ‘다 카우(Da Cau)’는 발을 이용해 셔틀콕 형태의 공을 차며 상대와 주고받는 형태의 스포츠이다. 이는 베트남 현지에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대중적인 민속 놀이이자, 현대에는 하나의 스포츠 경기로 발전하였다. 다 카우는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다(đá)’는 차다, ‘카우(cầu)’는 공 또는 셔틀콕을 의미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공(셔틀콕)을 발로 차며 주고받는 것이 기본 방식이다.
이 놀이의 가장 큰 특징은 발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는 발등, 종아리, 무릎, 심지어 어깨까지 활용할 수 있었으며,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현대식 다 카우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1:1 또는 팀 대 팀으로 대결하는 구조로 발전하면서, 규칙이 더 체계화되었고 스포츠 경기로도 인정받고 있다.
재료 또한 독특하다. 다 카우에 사용되는 셔틀콕은 플라스틱 원판이나 금속 링에 깃털을 꽂아 만든다. 이 공은 일반 배드민턴 셔틀보다 훨씬 무겁고, 차면 회전하며 날아가는 특성을 지닌다. 때문에 단순한 발차기 기술 이상으로, 타이밍, 위치 선정, 신체 조절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다 카우는 민속 놀이이자 고도의 기술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2. 다 카우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
다 카우의 기원은 수백 년 전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에는 특정한 규칙보다는 마을 사람들 간의 공동체 놀이로 즐겨졌으며, 특히 테트(Tết, 설날) 같은 명절이나 축제에서 자주 등장했다. 이 시기 다 카우는 놀이이자, 신체 단련의 도구, 공동체 화합의 매개였다.
재미있는 점은 다 카우가 단순히 남성들의 스포츠가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들도 함께 즐기는 놀이였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종종 동작의 우아함과 유연성을 강조하며, 마치 춤을 추듯 공을 다루었다. 이로 인해 다 카우는 단지 경쟁의 의미보다는 예술성과 조화, 사회적 교류의 의미가 더 강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 통치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다 카우는 일시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민족 정체성을 보존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다 카우는 전통문화로 재조명되었고, 현재는 학교 체육 활동이나 지역 축제, 전국 대회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 문화부는 이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하며 보호하고 있으며, 아세안 지역에서도 대표 민속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3. 배드민턴과 닮은 점 – 규칙과 경기 방식의 유사성
다 카우는 본질적으로 발로 하는 배드민턴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여러 면에서 유사성을 가진다. 가장 두드러지는 공통점은 바로 셔틀콕(콕)을 공중에서 주고받는 경기 방식이다. 배드민턴에서는 라켓으로, 다 카우에서는 발과 다리로 셔틀을 넘기지만, 공중에서 지속적으로 셔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현대 다 카우 경기는 일반적으로 1:1, 2:2 또는 3:3으로 진행되며, 양 팀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셔틀콕을 차서 넘기는 방식을 사용한다. 네트 높이는 1.6m 내외이며, 3회 이하의 터치로 상대 진영으로 넘겨야 한다는 점이 배드민턴의 더블 경기와 흡사하다. 서브, 리시브, 공격, 수비 개념이 존재하며, 서비스 순서와 점수 체계 또한 상당 부분 배드민턴 경기 규칙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포지션별 역할 분담과 전략적 배치도 유사하다. 예를 들어 수비수는 셔틀의 낙하 지점을 예측하여 정확한 리턴을 수행하고, 공격수는 빠르고 강한 킥으로 득점을 노린다. 이러한 면에서 다 카우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전략과 기술이 결합된 전문 스포츠로 성장했다. 국제적으로도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Games)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다.
4. 다 카우의 현대적 계승과 세계화 가능성
최근 베트남 정부는 다 카우를 국가 대표 전통 스포츠로 홍보하며, 국내외 보급에 힘쓰고 있다. 학교 체육 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다 카우 클럽과 대회를 운영하며 새로운 세대에 전통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 다 카우는 관광 산업과도 결합되어, 외국인들에게 베트남 문화를 체험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한국,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다 카우를 즐기는 동호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전통 방식과 현대 경기 규칙을 융합해, 독특한 스포츠로 즐기고 있으며, SNS나 유튜브를 통해 화려한 기술과 묘기 영상들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처럼 다 카우는 베트남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보편적 재미와 기술성 덕분에 세계화 가능성을 가진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다 카우는 과거와 현재, 민속과 현대 스포츠가 만나는 지점에 존재한다. 단순한 전통 놀이를 넘어서 기술, 전략, 예술성, 공동체 정신이 융합된 다 카우는 오늘날 우리가 잊고 있던 놀이 문화의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좋은 예다. 배드민턴과 닮은 듯 다른 이 매력적인 발차기 셔틀콕 놀이가 앞으로 더 많은 세계인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